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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심리

Harvard Business Review Forum Korea

Summer Seasion 2023
조직의 목적을 대표(대리)하는 상징적 (명령적) 존재 자리로서의 리더, 그리고 상실을 메울 인정을 바라며 이상적 자아상을 향해 끊임없이 자기를 확장해가는 나르시시즘의 상상 속 리더.
이 둘은 같은 것일까요 다른 것일까요? 이 둘은 어떤 묘연의 관계가 있기는 한 것일까요?
일자의 목표를 위해 잘 조직된 공동체는 상실에 슬퍼하며 결핍을 메우려는 자아에게 대체물의 자리를 제안합니다. 그것은 목표의 대리자(agent)로서의 상징적 리더이자 동시에 위대한 이상(Idol)로서의 상상의 리더를 요구하지요. 이 관계없는 두 기표를 하나의 의미로 묶으려는 권력의 욕망이 리더의 분열증의 기원이 됩니다.
감정, 욕망, 자아… 등 우리가 살아가는 의식의 세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영역 - 우리는 이것을 진정한 자기의 모습이라고 착각하지요 -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체와 언어가 교집합 되어 있는 부분은 사실 정말 이질적인 맞지 않는 성격의 교집합입니다.
인간의 규범적 언어 문명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생물의 군집을 바라볼 때 갖게 되는 인간의 관점을 생각하면 이 둘의 관계가 어떤 성격일지 쉽게 상상은 됩니다. 바로 “억압” 이지요.
가부장적 권력 체계, 남녀의 성차, 물신주의, 그리고 오늘날의 성과주의-피로사회의 문화까지 인간의 문명이 신체와 정동에 부여하는 언어적 억압은 우리가 쉽게 만나는 현대인의 “감정” 불능, 과잉 등의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MBTI가 모든 것을 이해하게 해 줄 것 같은 요즘, 두 사람의 갈등은 T-F 관계의 전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은 너무 감성적으로 예민하고 한 사람은 너무 독립적이고 기계적인 것이 문제라는 사장의 말을 기억하시지요. 그러나 두 사람의 감정의 배경엔 두 사람이 조직 내에서 놓인 자리, 그 자리에서 요구 받는 역할과 책임, 주어진 것 위해 스스로 지켜야 하는 권위와 욕망이 있음을 알 수 있었지요. 갈등의 본질은 당사자 간의 성향의 차이가 아니었지요. 흔히 말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은 조직 내에서 요구받는 역할 안에서 적합한 욕망을 가지고 느끼고 행동하고 있었으며 단지 체계가 실행되는 방식과 권위의 확보를 위한 실천 사이에 간극이 있었지요. 조직의 갈등을 다루는 수준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 간극을 규정하고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해결을 통해 새로운 갈등을 지연하는 것이였지요.
태초에 쾌락이 있었고, 인간은 현재의 문명-언어(규범)을 받아들이는 존재로서 그것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실을 보상받기 위해 허용된 (금지된) 욕망을 따르고 보상과 같은 가짜 쾌락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가짜 쾌락의 보상은 언젠가 실패를 마주하고 금지(규범) 너머의 상실했다고 상상하는 쾌락을 우리도 모르게(무의식적으로) 반복해서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반복의 수열 속에 언제나 등장하는 금지하는 아버지, 고통을 주는 아버지, 감시하고 응징하는 아버지의 이미지는 우리를 언제나 불안과 수치심, 죄책감에 시달리게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리더는 아버지의 이름이자 가장 강력한 남자의 상징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나 리더라는 기표 자체를 두고 모든 의미를 지워버릴 수 있습니다. 리더는 기존의 문명과 조직 규범을 지키고 이끄는 상징인 동시에 기존 체계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의미를 발명하는 사건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여자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